아가[雅歌]
아가: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인천 책사넷 10월 모임 책입니다.
사투리로 적힌 문맥이 잘 이해되지 않아 읽으면서도 애먹었습니다.
괄호로 각주를 달아놓아 독자를 배려했지만..
자존심 인지 몬지 모를 오기로 인해 굳이 사투리를 한자 한자 읽어 간 책입니다.
장애인이 어떻게 옛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지 잘보여줍니다.
세상이 변하면서 무섭게 된 것은 관심이 끊어진다는 것입니다.
정녕 무서운 것은 관심이 끊어지고, 기억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시설에서 도망쳐 나온 당편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길 원했습니다.
그 관심속에서 섞이고, 대화하며, 소통하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관심이 끊어지니..
알던 사람이 알던 사람이 아니게 됩니다.
소통이 끊어지니 주변인일 뿐입니다.
그렇게 살 바아야... 시설로 들어 갑니다.
아는 관계, 소통하는 관계
섞이며 어울리며 살아가는 관계
이런 관계가 살아 있을 때 어려운 사람도 살만한 동네가 됩니다.
마지막 장이 사회사업가로써 인상이 남아 발췌합니다.
마지막 장은 전문으로 남기고 싶지만... 몇 줄만 남깁니다.
p.293
옛날에 우리가 글로 보냈을 때, 지가 그래 용을 쓰고 돌오안거는
그래도 여다가 지 있을 자리라꼬 믿었기 때문이란는게라.
그래고는 어차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바에야
저 같은 매이(부류)가 모예 사는 그런 데가 낫다꼬 보내달라는 게라
..중략..
그래고 보이 아재, 우리도 이상한게 있니더, 당편이 애기 말이씨더
옛날에는 서울에 있어도 눈으로 보는 듯 당편이 사는 애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어는 날 딱 소리 나듯이 끊어지고는 아무도 그 얘길를 안더라꼬요.
..중략..
그때 우리는 고향을 떠나는 당편이의 심경을 섬뜩하게 이해했다. 누군가 말했듯, 존재한다는 것은 그저 <거기에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거기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거기에 속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거기 있는 다른 존재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된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존재, 누구 또는 무엇과도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존재는 없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람의 존재를 존재답게 해주는 소속과 관계는 소통에 바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