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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진, 글/책읽기

자비를 팔다

by 사회사업가, 현환 2013. 7. 29.

자비를 팔다. 


책 두권 빌렸습니다. 

5월 책사넷 책이 히친스의 '자비를 팔다' 입니다. 

김세진 선생님의 독서노트를 통해서 알았습니다. 






자비를 팔다. 

김세진의 독서노트를 보고 선정한 책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내심 두려웠습니다. 

'마더 테레사가 누구인가요?'


성녀로 추앙받는 사람, 

세상을 위해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던 사람,  

어려운 사람을 위해 살았던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순간의 후원금으로 그 삶이 부정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사업가는 어떨가요? 

마더 테레사의 자리에 우리의 모습을 놓고 본다면 어떨까요?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떳떳하다 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지금까지의 일이 몇 푼의 후원금으로 부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마더 테레사를 종교사업가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듯이 

우리를 돈만 주면 일하는 복지서비스대행업자로 보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 사람으로 보일까 두렵습니다. 




지방검사보. 폴 털리의 편지 중 일부분 발췌합니다.1


키팅씨의 사업이나 이토 판사에게 제출된 그의 범죄 협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쓰셨더군요. 


키팅 씨에게 사기를 당한 희사자들은 광범한 계층에 퍼져 있습니다.  - 중략 -  대부붕은 재산이 많지 않고 대형 금융 거래에 익숙지 않은 사람입니다. 한 사람은 정말 영어조차 모르는 가난한 목수였는데, 평생 저축한 돈을 키팅 씨한테 사기당했습니다. 


형제 중 '지극히 작은' 자들이 키팅 씨가 거리낌없이 벗겨먹은 사람들 속에 들어 있습니다. 


어떤 교회도, 어떤 자선 단체도, 어떤 조직도 

범죄자의 양심에 바르는 고약으로 이용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됩니다. 


범죄의 열매를 받았을 때 예수께서 어떻게 할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도둑질 한 돈을 갖고 있다면 예수는 어떻게 행동할까, 

도둑이 양심을 편케 하려고 예수를 악용한다면 그분은 어떻게 할까를 말입니다. 


그가 원하는 '면죄부'를 그에게 허락하지 마십시오,

돈을 붙들고 있지 마십시오. 일을 하여 그 돈을 정당하게 벌었던 사람들에게 돌려주십시오. 




우리는 누구와 벗해야 할까요? 

우리는 누구와 일해야 할까요? 

지금 당장 돈이 급하다고 여기저기서 돈을 얻어 쓰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봅니다. 





이 책과 관련하여 김세진의 독서노트에서 저자가 사회사업가에게 던진 질문을 떠올려 봅니다.2


1. 가난의 상품화, 그리고 가난을 만드는 구조에 대한 외면

가난을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일, 

후원 잘 받기 위해 가난한 사람, 

가난한 지역을 비참하게 묘사하는 일


2. 후원금의 출처

가난한 이를 위해 사용하라며 건넨 돈, 

알고보니 가난한 그의 몫을 빼앗아 만든 돈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3.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

열심히 일한 마더 테레사. 그녀 나름대로 소명에 따라 살았을 겁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그런 평생의 헌신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음을 보았습니다. 

우리의 하는일 어떻게 성찰해야 할까요? 


때때로 우리의 실천에대해 성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순간이 찾아왔을 때 

어쩌면 지난 실천의잘못을 알았어도 수용하기 쉽지 않을지 모릅니다. 

아예 인정하지 않으려 들지도 모릅니다.



아래는 인천사회복지협의회에서 발간하는 인천복지리뷰 글입니다. 

인천사회복지협의회 : http://welpia.or.kr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정목 스님, 공감



물질만능주의 시대입니다. 물질의 복이 최고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이 많아도 갈급한 마음은 여전하다고 합니다. 정목 스님의 글은 이런 갈급한 마음을 채우는데 미약하게나마 기여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에게는 삶이란 무엇이며 사람살이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거리도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사회복지사로서 정목 스님의 글 중 생각해 볼 내용을 발췌해 봅니다. 


좋은 사과를 얻기 위해 사과나무 가지를 쳐내듯 인생의 좋은 과일을 얻기 위해 당신이 하는 많은 것들을 가지치기 하세요. p8

빠르게 일 처리하는 능력을 신봉하느라 진정 가치 있는 것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p137

늘 사회복지현장은 ‘바쁘다, 힘들다’ 합니다. 혹시 한번 일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너무 많은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명심보감에 일을 만들면 일이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일을 만들기 때문에 일이 생기는 것이 일이 많다고 원망하지 말라고 합니다. 결국 우리의 바쁘고 힘듦은 우리가 일을 만들기 때문은 아닌지요? 

우리가 하는 수많은 사업들이 정말 필요한 일 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상황과 형편을 고려해야 합니다. 세상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가 하는 복지사업이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과나무 가지를 쳐내듯 어쩌면 많은 일들을 가지 쳐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좋은 변화를 위해서요. 


고통은 하나하나 다 이유가 있습니다. -중략- 고통엔 이유가 있지만 한편으론 의미도 있습니다. 고통의 시간을 통해 우리는 여기까지 성장해 왔습니다. p10

괴로움의 원인을 조금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다면 그것은 자신을 성장하게 하는 비타민과 같습니다. 비타민이 부족하면 몸의 어느 부분이 결핍을 느끼듯이 고통이 없이는 삶이 완성되지 않습니다. p98

문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당사자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로만 보고 있지 않나요? 사회복지를 배울 때는 강점을 중요하게 여기라 하며,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강점에 주목하자 말 했지만 우리는 문제와 약점을 주로 보고 있지는 않는지요?

문제를 해결해야할 과제로만 여기는 우리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란 이야기도 있지 않나요? 지금 당면한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문제가 어쩌면 당사자와 지역사회 구성원을 더욱 성장시키는 기회가 될지도 모릅니다. 

이를 두고 문제를 방치하지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당면한 문제가 향후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정말 문제인지 살피자는 겁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의견을 구하며 조심스럽게 대하자는 말입니다. 


천도라는 것이 어려운 염불 안 해도 그렇게 곁에 있어 주기만 해도 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크게 깨달았던 날입니다. p14

온종일 주변에 있는 무수한 붓다들의 음성을 듣고 그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면 고통도 이겨나갈 수 있게 됩니다. 힘든 일은 그들이 도와주고, 괴로움에 빠졌을 땐 그 괴로움을 의논하고 해결해줄 존재가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 p93

작년에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자살예방교육 받았을 때 들었던 교육내용이 떠오릅니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은 등을 토닥여 줄 수 있는 사람 한 명만 있어도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특별히 대단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관심과 정, 그리고 응원과 용기를 주는 사람 한 명만 있어도 됩니다. 

사회사업도 특별한 기술, 예산, 시설로 하기 보다는 인정이 흐르는 이웃 한 사람 챙기는 것이 더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상황과 사안,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덜 가지면 덜 쓰게 되고, 덜 쓰면 덜 벌어도 되고 덜 복잡해지니 단순해지면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p15

사회사업을 돈으로만 되면 일이 복잡하고 어려워집니다. 돈으로 하기 보다는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역량으로 함이 좋겠습니다. 그들의 재원과 그들의 인맥으로 사회사업하면 좋겠습니다. 사회사업 소박하고 담박하게 할 때 그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당사자의 삶과 지역사회 사람살이가 들어날 겁니다. 인정이 흐르기 시작할 겁니다. 

명심보감에 뜻은 담박함으로써 맑아지고, 절개는 살지고 달콤한 맛으로써 상한다고 합니다. 멋지고 화려한 모양으로 사회사업하기보다는 담박함으로 사회사업하길 원합니다. 


차 한잔의 평과. 

차를 마시는 마음은 평화의 마음입니다. 동료들과 따뜻한 차 한잔 하면 좋겠습니다. 아무 말 없이 차 한잔 하며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p68

함께 일하는 동료와 차 한잔 조용히 나누어 보시면 어떨까요? 침묵이 어색하신가요? 때때로 조용하게 차 한 잔 함이 동료와 좋은 관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믿어 주고 지지해주는 고마운 사람 이름을 노트에 적어보세요. 그리고 그 사람의 고마운 점 한가지씩을 이름 옆에 써보세요. p85

만약 관계가 편치 않은 어떤 사람이 있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고요히 호흡하며 그가 한 가지라도 도움 준 것에 주의를 집중하는 일입니다. 그가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었는지를 생각해 낼 수 만 있으면 부정적 감정은 소멸됩니다. p177

지금은 이데올로기의 시대가 아니라 후원하고 지지하는 시대이며 지지감이 무너지면 외로움과 적개심으로 사람도 사회도 병들게 됩니다. -중략- 누군가에게 지지받는 다는 느낌은 스트레스를 해소해줍니다. p125

좋은 사람이 있으면 감사할 일입니다. 우리 주변부터 둘러봐야겠습니다. 복지사업을 함에 있어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주고받습니다. 그런데 일이 너무 바쁘다 보니 그 사람들 한 분 한 분에게 감사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사는 사회사업의 끝과도 같습니다. 사회사업은 인사로 시작하고 감사로 마무리해야 합니다. 모든 일에 있어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감사할 일입니다. 

당사자도 좋고, 지역사회의 여러 구성원도 좋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도 좋습니다. 고마운 사람을 이름을 쪽지에라도 적어보세요. 그리고 전해보세요. 감사할 것을 찾아보세요.  


정목 스님의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는 사회복지사로서 삶을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는 삶이 그려봅니다. 

고려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로서 사람과 환경 두 체계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데 사람의 마음가짐에만 모든 것이 달려 있다는 식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모든 문제는 당사자에게 있으니 당사자만 바꾸면 된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문제를 봄은 사람과 지역사회의 여러 체계가 서로 잘 맞지 않아 발생하는 어려움입니다. 그렇기에 “당사자의 문제다” 혹은 “지역사회의 문제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두 체계를 아울러 보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인천 책사넷 소개

인천 책 읽는 사회복지사 모임(이하 책사넷)에서는 매월 한 권의 책을 선정하여 읽고 이야기 나눕니다. 사회복지사들의 모임이다 보니 책 읽고 깨달은 것이 우리 현장의 이야기에 적용될 때가 많습니다. 

  1. 자비를 팔다, 모멘도. p104~107 [본문으로]
  2. 김세진의 독서노트. 푸른복지출판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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