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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중/춘의소식지

10년동안 사랑받는..

by 사회사업가, 현환 2008. 12. 31.

반성 1. 사진을 좀더 찍어둘 것..

반성 2. 단랜즈 하나 살 것을..

 

아파트 앞 놀이터.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들린다. 놀이터 앞에 있는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몰려나왔나 보다. 선생님의 지도를 받고 한줄로 나란히 걸어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다.

춘의복지관 앞에는 작은 놀이터가 있다. 작다고 하지만 미끄럼틀도 있고, 그네도 있다. 주민들이 쉬어 갈 수 있는 정자와 벤치도 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바닥이 푹신 푹신하게 되어 있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넘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모래를 깔아 두었지만, 요즘에는 많은 놀이터가 푹신푹신한 바닥으로 바뀌고 있다. 모래보다는 위생 상 이 바닥이 더 좋아 보인다.

모래가 있을때는 모래성 쌓기를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의 바닥은 거대한 스케치북이 되었다. 물에 잘 지워지는 커다란 크레파스로 아이들은 자신의 살아오면서 봐왔던 것을, 인상깊었던 것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그려 넣는다. 때로는 1호선 기차역을 전부 그려넣기도 한다. 담임선생님의 얼굴을 그려넣기도 하고, 엄마 아빠의 얼굴을 그려 넣기도 한다. 가끔은(종종?) 알 수 없는 동그라미가 난무 할 때도 있다. 놀이터에서 뛰노는 작은 아이들의 꿈은 이렇게 커간다.

 

놀이터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그네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그네로 인해 다툼도 많이 일어난다. 서로 타겠다고 싸움이 나면 선생님이 나서야  중재된다. 그네는 그 타는 법도 다양하다. 가끔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이 그네타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위험스럽기도 하다. 친구들과 티격태격하던 아이들도 언젠가는 서로 부둥켜 앉고 우정을 쌓아가는 날이 오겠지...

 

아파트 앞의 놀이터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놀이터는 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동네 친구와 캔커피 나누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다. 바쁜 와중에도 귀가길 친구와의 만남은 삶을 재충전하는 기회이다. 뜨거운 커피를 손안에 넣고 돌돌 돌리고 있으면 추운 겨울밤도 끄떡없다. 커피가 식어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은 피어간다.

 

햇살이 쨍한 오후 숨넘어갈 듯한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놀이터를 들여다 본다. 선생님과 함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며 웃음꽃이 가득한 아이들의 얼굴에 꿈과 미래가 보인다. 오늘도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꿈을 키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