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힘이고 삶의 바탕입니다.
한참을 부산 여중생 사건으로 소란스러웠습니다. 이전에도 몇 번의 아동 납치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한 때가 있었습니다. 독거어르신이 홀로 쓸쓸하게 돌아가셨다는 기사도 심심치 않게 보았습니다. 그때마다 여론과 정부에서는 법의 정비 및 강화와 정부의 민생치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날로 심각한 수준의 강력범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동네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이 억울하게 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사고가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정부의 대책과 노력으로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는 화재나 좀도둑 같은 범죄는 있어도 이런 흉악범죄는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웃이 이웃을 지켜주고, 함께 어려움을 같이 했기 때문입니다. 남의 일이 내일 같은 이웃이 많았습니다. 이웃집 할머니 댁 수저가 몇 개인지 알았고, 집안의 대소사 일을 함께 공유하며 거들고 도왔습니다.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렇게 주장하기에도 억지가 많습니다. 시대가 변했습니다. 사람의 마음가짐도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웃 간의 정(情)이 변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표현하는 형태가 달라졌을 뿐입니다.
사회의 모양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우리는 이웃과의 정감 있는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살맛나는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방식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결국은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정감 있는 사회의 초석이 되고, 살맛나는 사회의 기초가 되지 않나 합니다.
얼마 전에 어르신 댁에 방문했습니다. 밑반찬 해먹기가 힘들다고 도와달라고 하셨던 것이지요. 가는 길에 박아버님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아버님이 집안까지 따라 들어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속으로 ‘왜 들어오시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니 저보다는 박아버님을 더 반기십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박아버님이 이웃에 사시는데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보고 1~2차례 도와주셨다고 합니다. 저희가 몇 번 밑반찬 배달을 박아버님께 부탁을 드렸는데 그때 어르신의 유심히 살피셨나 봅니다.
박아버님을 양자 삼으셨다고 하십니다. 박아버님도 ‘어머님, 어머님’ 하시면서 이것저것 도와드리는 모습을 봅니다. 그날따라 TV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는데 아버님이 몇 번 조작하시더니 금세 나옵니다.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돌려주십니다.
밑반찬에서 시작하여 이웃이 되고, 양아들이 되셨습니다. 할머니는 밑반찬 드시는 것도 감사한데 양아들까지 생겨서 감사합니다.
어르신에게 밑반찬 어찌할까 여쭈니 지금까지처럼 도와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양아들이 옆에 계셔서 든든하신가 봅니다.
조금씩 나누다 보면 정이 쌓이고, 정이 쌓이다 보면 서로 의지하기 마련인가 봅니다.
서로를 돌보고, 함께 나누는 정. 이웃이 힘이고, 삶의 바탕임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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